- 니티(@nittitarot)님 관계성 스프레드
- 호칭 등 임의로 수정한 부분이 있습니다.
1. 루카스가 도로테아를 대하는 태도
태도라고 할 만한 것이 정립되어 있지 않습니다. 엑스트라 챕터에 빙의되었다 돌아온 이후, 루카스는 가급적이면 도로테아를 ‘대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중입니다. 그건 도로테아가 껄끄러워서라거나, 도로테아를 피하고 싶어서… 등 부정적인 사유에서 비롯된 행동은 아니에요. 오히려 어떻게 도로테아를 대하면 좋을지 알 수가 없어 망설이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루카스는 알고 있습니다. 자신의 존재 자체가 도로테아에게는 질투를 유발하는 기폭제이며, 따라서 무슨 말을 한들 도로테아가 곱게 들을 리 없다는 것을. 그럼에도 어떻게든 자신의 쌍둥이 누나를 돕고 싶어 내심 전전긍긍하는 마음까지. 그렇기에 선뜻 먼저 나서지 못하는 중이나, 도로테아가 자신에게 무언가를 요구할 시 그걸 단칼에 거절하지도 못하는 다소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입니다. 당연히 모두 의아할 거예요. 둘 사이에 아무런 일도 없었는데… 갑작스레 생긴 태도 변화가 너무 컸거든요.
2. 도로테아가 루카스를 대하는 태도도로테아 역시 루카스의 이러한 태도 변화를 알아챘습니다. 자신의 부탁에 유달리 약해지는 모습, 답지 않게 흔들리는 시선 따위를요. 이 사실을 처음 눈치챘을 때의 도로테아는… 네, 루카스의 태도가 조금도 기껍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도리어 화가 났습니다. 지금 나랑 뭘 하자는 걸까. 내가 가질 수 없는 것들을 혼자 독차지하고 있으니 꼴에 동정심이라도 드는 건가? 그딴 거 바란 적도 없는데. 증오심이 강해지면 강해졌지 결코 호의적인 감정이 발현하진 않았을 거예요.그럼에도 루카스라는 존재가 레오나르드에게 다가가기 위해 꽤 괜찮은 동앗줄이라는 건 틀림없는 사실이라, 최근의 도로테아는 그를 대할 적마다 ‘이 대화에서 어떻게 최대치의 득을 취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 같아요. 가급적이면 마주하고 싶지 않은 인물이나 이해득질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이어가는 관계. 레오나르드의 측근이니 마냥 내칠 수 없기도 하고요.
3. 루카스가 생각하는 ‘도로테아 슈바르츠코프’라는 인물
이전 리딩에서 도로테아 측에 등장했던 카드(4번 항목)예요.
루카스는 생각보다 도로테아라는 인물을 굉장히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듯합니다. 도로테아는 불공평한 세상에서 살아왔어요. 내도록 고생만 하다가 겨우 구원받을 길을 찾았는데, 그 당사자조차 쉽게 협조해주지 않으니 언제나 보상의 목전에서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죠. 혼자 모든 것을 버티기에는 너무 큰 시련이 많이 닥친 사람. 원래대로였다면 아주 올곧고 순하게 자랄 수도 있었던 사람. 이 파멸을 오로지 그녀의 탓으로 돌릴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 존재하기는 할까요? 도로테아라는 사람 자체의 범죄를 정당화하려는 것은 아닙니다만, 무른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풀어놓으면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도 자꾸만 면죄부를 주고 싶어져요.
4. 도로테아가 생각하는 ‘루카스 아스카니엔’이라는 인물
동질감, 배신감, 혐오. 그 모든 감정을 넘어 최근 새로이 등장한 감정은 호기심입니다. 자신이 아는 루카스라는 인물은 이토록 제게 쉽게 협조해줄 인간이 아닙니다. 처음에는 자신을 감시하기 위해 순순히 구는 건가 싶었어요. 하지만 루카스가 곤란해질 법한 부탁을 해도 고민해보다 조건부로 승낙하는 모습 따위를 보고 있노라면, 그의 협조만큼은 아무래도 진심인 것 같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습니다.
이상한 사람입니다. 나는 언제나 똑같았는데. 어느날 자기 혼자 대뜸 마음을 고쳐먹고 나를 쉽게 대할 수 없게 된 겁니다. 무언가 숨기는 게 있다는 것은 확실한데…. 확실히 궁금하지만, 아직은 거위의 배를 가를 생각은 없습니다. 지금으로서 도로테아가 루카스에게 품은 감정은 여전히 불호에 가깝습니다. 좋아하지도 않는 인간의 개인사 따위를 듣기 위해 지금의 득을 버리고 싶지는 않아요. 무엇을 숨기고 있든 어차피 나를 구할 수 있는 것은 당신이 아니니까.
5. 이 관계에 대한 루카스의 생각
도로테아가 그로부터 얼마나 많이 망가졌든, 자신을 얼마나 싫어하든… 그런 사소한 것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습니다. 지금의 도로테아가 예전과 다르다 해서 두 사람의 마이어 쌍둥이의 과거가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니니까요.
정말 모든 것을 걸고 자신을 지켜준 누나, 동시에 아무것도 보답받지 못했던 누나에게 루카스는 일말의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사실상 도로테아가 있었기 때문에 루카스 마이어는 그 지옥도에서 살아나갈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자신이 도로테아를 구해주어야 하는 때가 아니던가요. 이는 분명한 편애입니다만, 실상 루카스가 정의보다는 생존을 위해 싸우는 이상 가족애가 정의감을 이기지 못할 이유도 없습니다.
6. 이 관계에 대한 도로테아의 생각
물론 여기서 심란한 것은 루카스뿐입니다. 도로테아는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딱히 깊게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보이는 것이 전부인 관계. 나는 그 사람을 싫어하고, 그 사람은 내게 어째서인지 내게 무르게 구는. 그 이상으로 발전할 의지가 없습니다.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도 못하고요. 그의 감정을 동정심으로 여기며 섣불리 화를 냈던 시기도 이제는 이미 지나간 과거입니다. 설령 진정 동정심이라 한들, 지금에 이르러서는 아무래도 좋다고 생각하고 있을 겁니다. 도로테아는.
만약 루카스가 ‘루카스 마이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상황은 바뀔지도 모르겠죠. 하지만 그가 ‘루카스 아스카니엔’으로 남아있는 이상 도로테아는 그에게 필요 이상의 심력을 기울일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마음을 쓴다 해도 미움의 감정으로 드러날 것이고, 그건 도로테아를 좀먹을 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니까요.
7. 루카스가 도로테아에게 바라는 점
극단적으로 변모한 성격이 그녀의 본모습이 아님을 압니다. 그녀가 어떻게 조절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사실 역시 알고 있습니다…만, 그럼에도 루카스는 도로테아가 진정하고 자신의 행동을 돌아봐 주기를 바라고 있어요. 지금의 도로테아는 오로지 자신의 감정과 목적에 따라 사람을 죽이고, 사이비에 가담하며, 레오나르드에게 좋지 않은 이미지를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거든요. 루카스 역시 알고 있습니다. 자신은 도로테아를 구원할 수 없습니다. 도로테아를 직접적으로 구할 수 있는 존재는 누가 뭐래도 레오나르드뿐입니다. 하지만 도로테아가 이런 식으로 행동해서야 루카스 측에서 레오나르드에게 쉽사리 도움을 청할 수도 없는 노릇인걸요.
도로테아를 돕고 싶은 마음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걸 위해 레오나르드와의 신뢰 관계를 부수는 것은 당장 루카스의 생존에 위협이 되는 일입니다. 도로테아를 도와달라는 말을 꺼내기 위해선 레오나르드의 마음이 어느 정도 도로테아의 편으로 돌아서야 해요. 그걸 위해서라도 소강기는 필수적이고요.
8. 도로테아가 루카스에게 바라는 점
마냥 어중간한 태도로 자신을 대하는 게 썩 마음에 들진 않습니다. 무슨 꿍꿍이가 있는지 알아채기 어렵거든요. 피차 솔직해지는 편이 좋을텐데…. 레오나르드의 미움을 사고 싶지 않은 도로테아로서는 어차피 루카스를 해칠 생각이 전혀 없는걸요. 차라리 아주 적대적으로 나오던 시절이 편했습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날 얼마나 껄끄럽게 여기는지 표정에 전부 드러났으니까. 완전히 자신을 도와주는 것도 아니면서 애매하게 제 편을 들어주는 지금이 오히려 거슬립니다.
도로테아가 루카스의 호의를 곧이곧대로 믿지 못하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그는 레오나르드의 피(마력)에 접근이 가능한 사람. 정말 자신을 돕고 싶었다면 위험을 감수해서라도 그걸 빼돌려 주었겠죠. 꿍꿍이가 없다 쳐도요. 이건 아무리 좋게 봐줘도 동정 내지는 위선 아닌가요?
9. 조언두 사람의 관계가 나아지려면 도로테아와 레오나르드의 관계가 단순 연민 이상으로 상당히 개선되어야 합니다. 도로테아의 코어가 어느 정도 회복되기 전까지 도로테아는 루카스라는 사람을 제대로 봐줄 생각이 전혀 없거든요. 보상을 원하는 마음이 큰 만큼 그걸 이미 손에 쥔 사람에 대한 질투 역시 하루가 다르게 커지기 마련입니다.
물론 루카스의 진의만을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도로테아는 레오나르드를 제외한 사람이라면 전부, 그 속내가 어떻든 딱히 신경쓰고 있지 않습니다. 그럴 여력이 없거든요. 당장 나부터 살아야겠는데 그게 마음처럼 안 되니까. 그러니 두 사람의 관계가 나아지기 위해서는 사실상 도로테아가 먼저 정신적으로든 신체적으로든 회복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겁니다.
10. 레오나르드-도로테아 관계에 대한 루카스의 생각은?
양쪽의 감정 모두 이해는 됩니다. 자신이 레오나르드의 입장이었어도 도로테아를 믿지 못했을 것이며, 도로테아의 입장이었어도 레오나르드에게 일정량의 집착을 보이게 되었을 것이라 생각해요. 그러니 할 수 있는 말은… 이번에도 상황이 참 안 좋았다―정도인 것 같습니다.
두 사람 사이에 벌어진 일들은 무엇 하나 오해가 아니었으므로 갈등을 해소할 뚜렷한 방도 역시 존재하지 않습니다. 극과 극에 놓인 사람들입니다. 그간 살아온 삶의 방식에 얽매여, 상대의 삶을 이해하지 못해 점차 어긋나고 있습니다. 삐걱대는 조각들을 맞춰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으나 당장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모르겠다. 그런 마음 역시 있는 것 같네요.
11. 루카스-도로테아 관계에 대한 레오나르드의 생각은?
루카스의 정의를 의심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알지 못하는 어떠한 사정이 있는 게 아닐까, 그렇게 믿어주고 있어요. 직접 물은 적도 있었겠으나 ‘미안하다, 아직은 답해주기 어렵다’는 대답을 들은 뒤 우선은 수긍하고 물러섰겠죠. 때가 되면 알려주리라 생각했습니다. 레오나르드가 도로테아에게 연민의 감정까지나마 품을 수 있었던 데에도 루카스의 이런 태도가 영향을 미쳤을 거라고 생각해요. 다만 루카스에게 사정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것과 도로테아 자체를 용서할 수 있는 것은 별개의 영역인지라….
여담이지만 실제로 (루카스의 추측대로) 루카스가 ‘도로테아를 치료하기 위해 피를 빌려달라’는 부탁을 했다면 레오나르드는 거절했을 겁니다. 이후 루카스와 레오나르드의 관계마저 한동안은 서먹해졌을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싶네요. 아직 그 리스크를 질 정도로 상황이 안정된 게 아닌지라 루카스도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는 거겠죠.